나비공장 - Nabijongjang
  

                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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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No.110  2018.8.16 긴 휴식 끝에 나비공장에 올리는 글

 by 한아이(김도현)




2012년 이후로 이곳에 글을 남기질 않았다.
특별한 이유는 없었지만..굳이 이유를 들자면
지난 6년사이 SNS가 손에 익은 도구가 된 반면,
나의 생각과 마음들을 나누던 나비공장의 홈페이지는 조금은 많이 번거로운 도구가 되어버렸다.

2012년 일본 집필 여행 어쩌고 하던 글을 올리던 그때만 해도 난 틈만 나면 책을 읽곤 했었다.
책장에 꼿힌 책이 장식품이니 어쩌니 하는 말들은 나에겐 전혀 상관이 없는 것 처럼 생각을 했었는데...
지금은 책 한페이지를 읽는데도 시간이 필요하고 마치 난독증에 걸린 사람처럼 문장 해독이 힘든 지경이 되었다.
굳이 탓을 돌리자면 이것이 다 그놈의 페북이니, 인스타그램이니 유투브 때문이지 싶다.

진득하게 시간을 들여서 글을 읽고, 때론 글을 쓰던 습관은 이제 오래되고 구질 구질한 것 처럼 되어버린 듯 하다.
감각적이면서 짧은, 굳이 깊은 생각을 안 해도 파악이 쉬운  글들에 눈과 마음이 뺏기고 무언가 길게 서술하는 글들은 
마치 뒷방 늙은이 잔소리처럼 치부해 버리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 나도 그렇게 '진화'하고 있었다.


책 표지가 너무나 맘에 들어 2년전에 사두고 
읽다 말다 한 마쓰이에 마사시의 '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'를
오늘 기어이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!
너무나 내 자신이 기특할 지경이다!!

예전 같으면 몇일이면 읽어버렸을 책을 두고 
'무려 2년씩이나'  걸려 의지적으로 읽어야지! 결심까지 해야만 했다.


우치다 씨하고 나와 유키코가 별로 시간을 들이지 않고
이 모형을 완성시킬 수 있었던 것은 팔과 손목,손바닥과 손가락의 연계가 
이상적으로 안정되고 (어떤 세밀한 작업에서도 손가락은 1밀리미터도 떨지 않았다),
시력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고(0.1 밀리미터의 틈새도 놓치지 않았다), 
그래도 본인들은 그 사실에 아무런 자각이 없던,틀림없는 젊음이 있었기 때문이다.

책의 거의 마무리 부분에 써 있던 
주인공의 30여년 전 23살의 젊은 시절 만들었던 건축 모형을 마주하는 장면을 읽으면서
더 나이들기 전, 눈이 더 침침하여 돋보기를 써야만 책을 읽어내는 날이 오기 전,
피아노를 치는 손이 굳어서 바들 거리기 전, 내 노래가 누군가에겐 구닥다리로 느껴지는 시절이 오기 전.
아직은 '젊은' 시절...지금의 내 기능이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는 때, 
더 성실하고 바지런하게 살아가야지! 조바심 어린 결심을 했다.











August 17, 2018, 12:15 am  |  답변 (5) 
노마드 2018-08-18 (토) 21:57
저도 한아이님이 그렇게 멋지게 늙어가기를 곁에서 항상 응원합니다.
^^ 2018-08-19 (일) 01:27
흐르고 있었지만
멈추어 보이던 시간이
다시 시작되는 느낌입니다^^

멈춰진 시간 이후로
갑자기 생각나서
아주 오랫만에 들어와보았는데
반가운 글이^^

조바심 어린 결심을 응원합니다!
노아람 2018-08-20 (월) 02:12
이런 손편지같은 느낌 참 좋습니다! 여긴 멋진 공간이에요! 자주 남겨주세요!
감동받은 한 사람 2018-10-07 (일) 01:16
* 오늘 나눠주신 간증과 찬양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.솔직한 신앙의 고민이 지금 젊은 신앙인들이 겪는
마음을 대변해주는것같았고 그 고민들을 찬양으로 풀어주셔서 더 감동이었습니다.
하루여행자 2018-10-09 (화) 17:47
그 조바심 어린 결심이 반갑게 느껴지는건 왜 일까요. 그 길 여전히 응원해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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